국민 92% 통합돌봄 필요하다는데…4명 중 3명 “법 시행 몰라”
국민 대부분은 집에서 의료·요양 등 서비스를 한 번에 받는 통합돌봄이 필요하다고 밝혔지만, 돌봄통합지원법이 시행된 사실을 모르는 비율이 4명 중 3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 달 3일 열리는 지방선거에서 돌봄 관련 공약이 투표에 영향을 미칠 거란 응답자는 80%였다.
재단법인 돌봄과 미래는 12일 이러한 내용의 ‘통합돌봄 인식 및 돌봄 정책 선호도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3~29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2000명에 설문을 진행했다.
조사 결과, 통합돌봄 제도가 필요하다는 응답 비율이 92%로 집계됐다. 통합돌봄은 일상 유지가 어려워 돌봄이 필요한 이들이 병원·시설 대신 집에서 지낼 수 있도록 맞춤형 서비스를 지원하는 제도다. 시설이 아닌 집·지역사회 등 거주지에서 계속 생활하길 원한다는 이도 82%였다.
실제로 상당수 국민은 돌봐야 할 가족이 적지 않았다. 본인 또는 가족 중 돌봄이 필요한 사람(노인·장애인·환자 등)이 있다는 경우가 절반을 넘는 51%였다. 공적 돌봄 시스템 확충에도 1차 돌봄 부담은 여전히 가까운 가족에게 있는 경우가 65%였고, 공공 돌봄서비스 이용(23%), 시설 이용(13%) 순이었다. 이러한 돌봄으로 겪는 어려움은 경제적 부담(70%)과 시간적 부담(61%)이 가장 컸다.
하지만 정부가 추진하는 통합돌봄 정책에 대한 인지도는 낮은 편이었다. 응답자의 25%만 돌봄통합지원법이 시행 중인 걸 알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3월 27일부터 노인·중증 장애인 대상의 통합돌봄이 전국 지자체에서 본격 시행됐지만, 갈 길이 먼 셈이다. 돌봄과 미래는 “정책 홍보와 제도 안내가 시급한 과제란 걸 보여준다”고 짚었다.
지방선거 후보자들이 제시할 돌봄 정책에도 국민 관심이 큰 편이었다. 지자체장 선거에서 여러 후보의 조건이 비슷할 경우, 통합돌봄 관련 정책 포함 여부가 실제 투표 선택에 영향을 미친다는 응답자가 80%였다.
또한 지자체장이 돌봄 관련 정책을 제시하는 게 ‘중요하다’는 응답이 88%로 나타났다. 특히 50대(94%), 60대(93%), 70대 이상(93%) 등 중장년층에서 동의하는 비율이 높았다. 돌봄과 미래는 “돌봄을 본인과 가족의 삶에 직결된 문제로 인식하는 세대일수록 후보의 돌봄 정책을 중요하고 고려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책 평가 기준도 구체적이고 현실적이었다. 지자체장 후보자의 돌봄 정책을 평가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인(1+2순위)으론 예산 확보 능력(46%)이 첫손에 꼽혔다. 정책 추진 의지(37%), 돌봄 인력 양성·관리 계획(32%), 지역 병원·의료인과 협력 체계 강화(27%) 등이 뒤를 이었다.
김용익 돌봄과 미래 이사장은 “지자체장 후보들은 통합돌봄 추진을 위한 구체적인 인력 양성 로드맵과 재정 확보 방안, 지역 내 의료·복지 인프라 연계 계획 등을 담은 실효성 있는 정책을 제시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중앙일보 / 정종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