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담인력 배치 끝났다”던 통합돌봄…3곳 중 2곳 현장엔 ‘0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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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담인력 배치 끝났다”던 통합돌봄…3곳 중 2곳 현장엔 ‘0명’

통합돌봄을 신청하고도 조사와 돌봄계획 수립 단계에서 발이 묶이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현장 인력 10명 중 8명이 다른 업무를 겸직하고, 시군구 3곳 중 2곳은 읍면동·보건소 전담인력이 한 명도 없는 탓이다. 60일 넘게 기다린 대상자는 두 달 새 16명에서 228명으로 늘었고 최장 대기는 109일에 달했다.

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백종헌 국민의힘 의원이 보건복지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기준 전국 시군구에서 통합돌봄 업무를 수행하는 인력은 6215명이다. 이 가운데 전담인력은 1093명(17.6%)에 불과했다. 나머지 5122명(82.4%)은 다른 업무를 함께 맡고 있었다.

특히 주민과 가장 가까운 읍면동의 인력 부족이 두드러졌다. 읍면동 수행인력 4840명 가운데 전담인력은 151명으로 3.1%에 그쳤다. 전담인력 대부분인 824명은 시군구 본청에 배치돼 있었다. 복지부는 지난해 12월 가이드라인을 통해 읍면동과 보건소에 각각 1명 이상의 전담인력을 배치하도록 안내했지만 152개 시군구(66.4%)는 읍면동과 보건소를 통틀어 전담인력이 한 명도 없었다. 경북 성주군은 본청을 포함해 전담인력이 아예 없었다.

그나마 있는 현장 전담인력도 일부 지역에 몰렸다. 읍면동 전담인력 151명 가운데 △제주시 34명 △서귀포시 19명 △신안군 14명 △완도군 12명 등 상위 10개 시군구에 125명(82.8%)이 집중됐다. 나머지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기존 ‘찾아가는 보건복지서비스’ 담당자가 통합돌봄 업무까지 함께 맡고 있다. 복지부가 실시한 100일 현장점검에서도 읍면동 담당자들이 겸직으로 업무 부담이 커졌다는 의견이 나왔다.

문제는 정부의 시행 전 점검에서는 이 같은 현장 공백이 드러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본사업 시행 직전인 3월 10일 시도가 복지부에 제출한 현황에는 229개 시군구 모두 ‘전담인력 배치 완료’로 보고됐다. 복지부가 다섯 차례 준비상황을 점검했지만 이 같은 차이를 걸러내지 못했다.

점검 방식에 허점이 있었다. 준비상황 체크리스트에서 전담인력 배치 여부는 시군구 본청을 기준으로 확인했고 읍면동과 보건소에는 전담인력이 실제 배치됐는지가 아니라 ‘담당자를 지정했는지’만 물었다. 결국 주민을 직접 만나는 읍면동·보건소의 전담인력 확보 여부는 사실상 정부의 시행 준비 점검 대상에서 빠진 셈이다.

돌봄 필요도를 판정하는 기관도 인력난을 겪고 있다. 장애인 종합판정조사를 담당하는 국민연금공단의 통합돌봄 업무 수행 직원 243명 가운데 증원된 전담인력은 20명뿐이다. 나머지 223명(91.8%)은 다른 업무를 겸직한다. 신청자의 98.7%를 차지하는 노인의 통합판정조사를 담당하는 국민건강보험공단 역시 복지부 100일 현장점검에서 조사량에 비해 인력이 부족해 판정조사가 지연되고 있다는 문제가 확인됐다.

인력 부족 속에 서비스 연계 과정의 병목도 나타나고 있다. 8월 말까지 통합돌봄 신청자는 9만 3139명으로 이 가운데 6만 8715명(73.8%)이 서비스와 연계됐다. 아직 연계되지 않은 2만 4424명 가운데 절차가 진행 중인 사람은 1만 8458명이다. 이들의 45.1%인 8330명은 조사 단계, 53.3%인 9839명은 계획수립 단계에 머물러 있었다. 사실상 진행 중인 대상자의 98.4%가 두 단계에 집중돼 있는 것이다.

기다리는 기간도 길어지고 있다. 60일을 넘겨 기다린 대상자는 6월 말 16명에서 8월 말 228명으로 늘었다. 가장 오래 기다린 사례는 109일에 달했다. 지역별 서비스 연계율도 대전 82.3%, 전남·광주 81.8%인 반면 울산은 53.8%, 서울은 64.4%로 최고와 최저 간 격차가 28.5%포인트에 달했다.

정부는 통합돌봄 예산을 내년 1558억원으로 올해 914억원보다 70.4% 늘릴 예정이다. 백종헌 국민의힘 의원은 “현장 인력 10명 중 8명이 겸직이고 판정하는 공단 직원 10명 중 9명이 겸직인 상태로 시행부터 한 것”이라며 “전담인력도 판정인력도 없이 시행한 결과를 국민이 사는 곳에 따른 격차와 석 달 넘는 대기로 떠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통합돌봄은 간판이 아니라 사람과 서비스가 하는 제도”라며 “통합돌봄이 국민께 제대로 된 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도록 인력 확충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지현 기자 / 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