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률 2000년 13.6명→2011년 31.7명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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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률 2000년 13.6명→2011년 31.7명 급증

관리자 0 3,709 2013.08.27 14:57
우리나라 자살률은 외환위기를 전후로 급증해 최근까지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인구 10만 명당 우리나라 자살률은 33.5명(2010년 기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평균 12.9명) 중에서 가장 높다.



자살 증가 속도도 가장 빠른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통계청 사망원인통계 자료를 보면, 자살은 사망원인 중에서 순위가 1993년 9위에서 2002년 7위로 뛰었고, 2004년부터 현재까지 암, 뇌혈관질환, 심장질환에 이어 4번째를 유지하고 있다.

왜 이렇게 자살이 급증한 것일까? 노용환 서울여대 경제학과 교수와 이상영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보건복지포럼(2013년 6월)에 실은 '우리나라의 자살급증원인과 자살예방을 위한 정책과제'란 연구보고서를 통해 '한국적인' 자살률 증가 속성을 분석했다.

◇ 자살 실태

우리나라의 자살률(인구 10만 명당 고의적 자해건수)은 2000년 13.6명에서 2011년 31.7명으로 지난 10년간 18.1명 증가했다.

성별로 보면 같은 기간 여자는 8.3명에서 20.1명으로 11.8명 느는데 그쳤지만, 남자는 18.8명에서 43.3명으로 무려 24.5명 증가했다. 여자보다 남자의 자살률이 급증한 것.

특히 연령별 자살률을 보면 2000년과 비교해 2011년에는 나이가 많아질수록 증가해 50대 남자 25.9명, 60대 남자 37.7명, 70대 남자 81.3명 그리고 80세 이상 남자는 120.9명으로 남자 고연령층의 자살률 증가가 두드러졌다.

학력별 자살자수를 비교하면 고등학교 학력의 남자 자살자수 증가가 가장 컸고, 이어 대학 이상 남자, 고등학교 학력의 여자 순으로 자살자수가 많이 증가했다. 자살자 직종의 보면 남녀 모두 무직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또 남자가 동거인을 포함해 배우자가 있으면 이혼이나 별거, 사별한 남자보다 자살생각을 덜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도시지역보다는 농어촌지역에서, 수도권지역보다는 비수도권지역에서 실제 자살률이 높았다.

이와 함께 우울증 정도가 심할수록, 알코올 중독위험이 큰 집단일수록 자살생각을 더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고령층의 우울증이 자살에 미치는 영향은 여자보다는 남자에서 더 크게 나타나서 비록 자살생각 비율은 우울증 유병률이 높은 여자가 남자보다 약 2배 높지만, 실제 자살률은 남자가 여자를 2배 이상 압도했다.

◇ 급속한 고령화·소득불균형 심화 등 급격한 사회경제적 환경변화의 그늘

연구진은 다른 모든 조건이 같다면 자살이 개인이 처한 사회경제적 환경이나 우울증 등 개인적 속성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는 점에 착안해 우리나라 자살 급증의 원인을 급격한 인구사회학적 구조변화와 경제위기에 따른 소득불평등 심화에서 찾았다.

즉, 우리 사회가 급속하게 고령화하면서 노인들이 노후 가난과 고독, 질병, 무직업에 적절하게 대응할 충분한 물질적, 정신적 여유를 갖지 못하면서 자살 급증을 불러왔다는 것.

1990년대 중반 이후 본격화한 우리나라 자살률 증가추세에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한 게 인구의 고령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급증한 중장년층과 노년층의 자살률이라고 연구진은 진단했다.

또 외환위기 이후의 구조조정과 경쟁구조 심화, 금융위기에 따른 소득불평등 확대 과정에서 경제적 능력을 제대로 확보 못 한 소외계층이 양산되는데도, 경쟁을 통해 부를 획득한 경제주체들이 공통의 가치를 추구하는 사회공동체를 만들어내지 못한 것도 자살 급증에 한몫했다고 연구진은 분석했다.

물론 경제 위기상황이 반드시 자살을 가져온다고 확신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외환위기 시기인 1998년 이후 우리나라 자살률이 급격한 증가한 사실에 비춰볼 때 경제위기가 자살률 증가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단언하기 어렵다고 연구진은 지적했다.

연구진은 실제로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등 두 차례에 걸친 경제위기가 전통적으로 경제적 책임을 크게 느껴온 중장년층 남자들의 자살률을 크게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자살은 고립, 소외된 집단에서 집중 나타나는 것으로 진단했다. 실제 우리나라도 노후준비 미비로 경제적으로 불안한 노인계층, 지역발전 소외 농어촌과 비수도권 지역 개인, 힘겹게 생계 책임지는 가장들, 이혼·사별·독거 가구, 우울증에 갇힌 개인들에서 자살률이 높게 나온다면서 물질적, 정신적으로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 자살 예방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